혁신위가 오히려 이재명 자충수로...김은경 '노인 비하'로 대표 자리까지 '위협'

김원창 | 기사입력 2023/08/05 [05:59]

혁신위가 오히려 이재명 자충수로...김은경 '노인 비하'로 대표 자리까지 '위협'

김원창 | 입력 : 2023/08/05 [05:59]

▲ 지난 7월6일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제6차 혁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이재명 대표의 검찰수사 등이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변화를 이끌겠다고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도리어 이 대표의 자충수가 됐다.

 

지난달 30일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청년좌담회에서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되게 합리적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밝혀 '노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이며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오늘 오후까지 대한노인회에 직접 와서 충분한 경위를 설명하고 해명하고 사과하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다는 것을 약속하고, 그런 것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적으로 민주당 당사 지구당을 항의 방문하겠다"고 민주당과 김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3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혁신을 통해 민주당을 살리기는커녕 잇단 실언과 망언으로 민주당을 오히려 죽이고 있다"며 "국민들은 김 위원장의 연이은 막말에 아연실색하며 이렇게 무례하고 몰염치한 분을 선택한 민주당 지도부 안목에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패륜정당의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혁신위를 해체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이 대표와 지도부가 어르신 비하 발언에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양이원영 의원 등의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초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을 조사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출두 하고 있다.  © 김원창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김 위원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발언들이 터져나왔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어르신들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보지만 자녀의 말을 인용함에 있어서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인용한 것 자체가 갖고 있던 생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은 우리가 노인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희생과 헌신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어르신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3일 김 위원장이 직접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 어르신들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 새겨듣겠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발언할 것"이라며 "나를 질책해 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처음으로 고개숙이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다만 이러한 김 위원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두고 민주당 내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의 사퇴 논란, 김 위원장의 실언 논란과 함께 이 대표의 8월 영장 청구설 등으로 이 대표의 지도력에 큰 상처가 나면서 당 안팎에서 이 대표의 10월 사퇴론이 거론되는 만큼 이 대표의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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