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통영향군, 내년 1월 23일 회장선거 앞두고 ‘잡음 난무’

- 이판호 현 회장 “사무국장 없어서 발생한 사무실수, 범법행위는 이미 설명”

- 혁신파 관계자들 “공정성·신뢰성 의심, 현 회장 퇴임 후 영향력 행사 의심”

김숙중 | 기사입력 2023/12/21 [14:54]

[리포트] 통영향군, 내년 1월 23일 회장선거 앞두고 ‘잡음 난무’

- 이판호 현 회장 “사무국장 없어서 발생한 사무실수, 범법행위는 이미 설명”

- 혁신파 관계자들 “공정성·신뢰성 의심, 현 회장 퇴임 후 영향력 행사 의심”

김숙중 | 입력 : 2023/12/21 [14:54]

 

약칭 통영향군’, 통영재향군인회가 내년 1월 총회와 차기회장 선거를 앞두고 온갖 잡음으로 들끓고 있다. 한쪽은 공문서 위조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단순실수라고 맞선다. 한쪽은 사무국장이 의도적으로구속됐다고 하고, 다른 쪽은 개인적인 위법행위라고 한다. 선악의 혼재, 운명의 뒤틀림?

 

지난 3일 통영향군이 선거관리위원장 명의로 입후보자 모집공고를 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입후보하려는 후보자는 지난 7일 오후 6시까지 직접 방문해서 접수하도록 돼 있다. 공고한 날로부터 불과 4일 만에 접수 마감하라는 것인데다, 심지어는 이날을 기한으로 기탁금 300만원까지 입금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런 급박한 조건에서도 A씨가 후보접수를 했고, 마감 직전까지 유일한 후보자였다고 한다. 어느 통영향군 관계자는 A씨가 현 이판호 회장의 신임과 지원을 받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전임 회장은 A씨는 통영향군 회장이 될 자격조차 없는 과거행적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통영향균의 회장 입후보자 공고 내용  © 김숙중

 

회장 입후보자 마감 직전 두 번째 후보로 B씨가 접수를 했는데, 그는 후보 접수과정에서 방해로 의심되는 상황에 부딪혔다고 주장한다. 각종 구비서류와 공약사항 작성, 기탁금 입금하는데 불과 서너 시간의 여유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통영향군 원로고문들이 B씨를 지지하는 이유는 현 이판호 회장의 전횡과 독선적인 행태에 대한 우려, 그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인물이 회장 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일념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통영향군 주요 관계자들은 이판호 현 회장과 그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는 사무과장에 대해 전혀 공정성, 신빙성, 신뢰성이 없다고 단언할 정도다. 일이 이 정도에 이르자 A씨는 결국 입후보를 포기했다. 통영향군 사무과장은 어이없게도 일절 반환하지 않음이라는 공고가 무색하게 기탁금까지 되돌려줬다고 한다.

 

통영향군 사무과장은 착각 때문에 1월로 기재해야 하는 것을 12월로 잘못 썼다. 내년 18일이 정확한 후보접수 마감일이라고 말한다고.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통영향군 사무과장은 처음 하는 업무라서 미숙해서 발생한 실수라고 변명하지만,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B씨와 주요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업무처리 절차를 몰랐다면 장관·선거관리규정을 참고하든지, 경남재향군인회에 질의했으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부분이 현 이판호 회장을 불신하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규정에 근거하지 않은 사무과장의 업무처리가 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일 거라는 강력한 의심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 김숙중

 

통영향군 혁신파들은 현 회장이 밀어주는 후보가 단독 입후보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다가, 그 후보가 욕을 먹는데다 지지를 받는 다른 후보자가 등장하자, 이전의 입후보 절차를 무마시키려는 행태 아닌가?”라는 의심을 한다.

 

지난 20163년 임기 회장에 취임해 연임까지 한 이판호 회장은 내년 1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정관에 따라 연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판호 회장 자신이 물러난 뒤에도 통영향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처음엔 A씨를 밀다가 뜻대로 안되자 이번엔 C씨를 회장후보로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판호 회장은 지난 임기 중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회장 취임 후 대다수 이사들을 자기편으로 구성했다는 일부터, 집행부의 회계사무를 견제해야 할 감사조차 회장이 직접 임명했다는 점, 심지어 이사회를 언제 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오는 실정이다. 형사범 가해자로 구속돼 있는 직전 사무국장과 피해자 관계라는 사무과장 사이에 벌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불상사에 대한 해명의 자리조차 없었다며, 통영향군이 어쩌다 이렇게 됐냐며 한탄하고 있다.

 

하지만 이판호 현 회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회장입후보 공고문은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사무국장이 없는 바람에 실수로 일어났으며, 모두 바로 잡아서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사무과장에 대한 사무국장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이사들에게 이미 설명을 했다. 범법행위를 했으면, 그 즉시 그만 두도록 돼 있다. 사무과장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 출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창립 60년을 훌쩍 넘긴 통영향군. 독선과 전횡으로 얼룩진 부끄러운 향군이 될 것인지, 아니면 어디 내놔도 부끄럼 없는 떳떳한 향군이 될지 갈림길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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