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죽음을 선택한 초임 교사에게 무슨 일이...교권과 학폭 위기에 선 학교

학교 측, 극단적 선택 원인·학부모 갑질 여부 등 안 밝혀 의혹 증폭
교사노조, 기자회견 열어 "극단적 선택 원인 규명" 촉구

김원창 | 기사입력 2023/07/21 [21:02]

교실에서 죽음을 선택한 초임 교사에게 무슨 일이...교권과 학폭 위기에 선 학교

학교 측, 극단적 선택 원인·학부모 갑질 여부 등 안 밝혀 의혹 증폭
교사노조, 기자회견 열어 "극단적 선택 원인 규명" 촉구

김원창 | 입력 : 2023/07/21 [21:02]

 

지난 18일 신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료 교사들과 학교 측이 마찰을 빚으면서 학교 측이 '뭔가 숨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0일 오후 3시께 서이초 정문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동료 교사들과 시민들이 두고 간 근조 화환, 꽃다발, 포스트잇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추모를 위해 서이초를 찾은 A씨는 "어떻게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하루가 지나도록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면서 "학교 측에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B씨는 "학부모가(학폭 가해학생의) 자기 자식에만 눈이 멀어서 한 생명을 죽음으로 모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선생님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갑질을 한 학부모가 죽인 것이다.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일부 동료 교사들은 학교 측에 교내 추모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학교 측에서 이를 막아서며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교사들은 "학교 측에서 왜 추모를 막는지 모르겠다"며 "교장선생님을 만나 추모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건물 내로 진입하는 출입문을 봉쇄한 뒤 "한 명만 들어가라. 공간이 없다"며 통제해 교사들의 불만을 샀다. 

이에 교사들은 "학교 측에서 문을 잠그는 등 통제하는 것은 무엇인가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서이초는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 권한 관리 업무였으며 본인이 희망한 업무"라며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신고 사안이 없었으며, 학교폭력과 관련해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무리한 억측과 기사, 댓글 등으로 어린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고 교사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의 손자가 서이초에 재학 중이며, 한 의원이 해당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학교에 제 가족은 재학하고 있지 않다"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유족과 교사노동조합연맹(이하 교사노조)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서울신규교사 사망사건 추모 및 사실확인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유족은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흔히 말하는 학부모 갑질이 됐던, 악성민원이 됐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됐던 이번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에서 나온 입장문을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나왔는데 왜 사회초년생이 학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정확한 답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학교의 교육환경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교 측에서 발표한 입장문에는 고인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 학부모의 갑질 사실 여부 확인과 이에 따른 학교 측의 대처가 제대로 명시되지 않아 의혹을 샀다.

아울러 사건이 발생하고 하루가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고, 이날 동료 교사들의 교내 추모를 막으면서 학교 측에서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임 해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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