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의회 강근식 의원, 시인 등단

‘일지암에서’ 외 4편으로 제80회 문예시대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9/11 [13:31]

통영시의회 강근식 의원, 시인 등단

‘일지암에서’ 외 4편으로 제80회 문예시대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편집부 | 입력 : 2016/09/11 [13:31]
통영시의회 강근식 의원(56세, 새누리당)이 계간 종합문예지인 문예시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 강근식 통영시의원     © 편집부

강근식 의원이 쓴 ‘일지암에서,‘안경",‘소나기’, 스핑크스, ‘다람쥐’ 등 5편의 시가 제80회 문예시대 신인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되어 2016년 가을호 89호에 게재되었다.

‘일지암에서’ 외 4편의 시는 문예시대 심사위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으며, 이와 아울러 심사위원들은 “화자가 사물을 보는 안목과 진지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열정과 집념에 박수를 보내면서 더 나은 미래와 시의 중단 없는 지평을 위해 정진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시인으로서도 활동을 하게 된 강근식 의원은 당선소감에서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 했으며 60을 바라보는 중년으로서 삶속에 우러나는 진솔 된 글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강근식 의원은 제7대 통영시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후반기 기획총무위원회 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의욕적이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지암(一枝菴)에서

햇차 한 봉 보낸다는 기별 늦었더니
애타는 인편은 가야금 줄 풍류를 타는구나
툭 놓은 마음자리 초승달 걸어 놓고
늦장마 기어가다 넋 잃고 주저앉아
집주인 하도 좋아 그냥 한 철 지내더니
칡넝쿨 우거진 처마 낙숫물 지는 소리

여름빛 하도 좋아 선방 문도 열리느니
까치 소리 먼저 알고 미리 앉은 일지암
능구렁이 몸 풀거든 고운 찻잎 우려내오
선사(禪師)가 머무신 자리 새 잎 싹 트겠네

안경
흐린 세상들을
바르게 잡아주는
유일한 나의 거울이다

어릴 적 시력은 카멜레온처럼 관찰했는데

현미경처럼 날카롭게 보던
나의 눈 시력도
지금은 안경 없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안경이 없는 세상은
굴원이 내다보이는 세상처럼
항시 흐린 세상

소나기
검은 얼굴로 할퀴는 무서운 속도전
숨 막히는 지하철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대량생산 콘돔과 대량소비 피임제
그리고 희망으로 포장한 끝없는 절망의 노래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지 무화과 익어 여름 무성한 날
위조지폐로 가꾼 인조정원에서 무뇌아를 낳은 무통분만
점자로 읽는 테크노컬러시대 출산장면이 인터넷 생중계되는
어느 한 곳 무너져 내리지 않는 곳 없는 이 땅에
하늘이 먼저 쏟아진다 먼저 젖고 먼저 무너져 내린다

물로 세우는 저 엄청난 힘
힘은 스스로 무너지고 스스로 다시 세운다

푸르른 초목과 산을
온통 뒤엎는 저 엄청난 불기둥

그동안 너무 메말랐어
소돔의 불기둥
목마른 하늘이 먼저 물길을 낸다

스핑크스
아지랑이가 격렬하게 떠오른다
해 타는 그리움은 폭염아래 있는데
희망은 나일강 물줄기. 은사시 잎처럼 희게 일렁이고
모래 바람이 안대를 던져버리고 휘몰아쳐 덤벼도
역사의 그림자위에 우뚝서 사막을 식히는 의연한 자세
향수를 목 타게 기다리는 열망

몇 천 년을 두고 모국을 위하여 기도하는 모습
태양의 그림자를 지키는 마음

다람쥐
가을의 색채가 향기로운 계절
다람쥐 모습으로 앉아서
세월의 알밤같이 까먹고 있네요

내 나이 벌써 60킬로
속도 빠른 쳇바퀴는
하루에 십만 리를 굴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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