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통영시, 제대로 가고 있는가?

서필언 / 통영경제사회연구소 이사장, 전 행정안전부 1차관

편집부 | 기사입력 2021/09/17 [14:39]

[기고문] 통영시, 제대로 가고 있는가?

서필언 / 통영경제사회연구소 이사장, 전 행정안전부 1차관

편집부 | 입력 : 2021/09/17 [14:39]

 

 

서필언 / 통영경제사회연구소 이사장, 전 행정안전부 1차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고 얼굴 표정이 밝아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계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몸도 마음도 지쳐 가고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으니 웃을 일이 뭐가 있을까 싶다.

특히 우리 통영의 경우 갈수록 시세(市勢)가 약화되고 추진사업 부진에다 행정난맥상 마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어 시민들의 걱정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남해안 중심도시로의 도약은 커녕 낙후된 변방으로 추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마저 든다.

 

내년 3월에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개최할 모양이다. 80억원이라는 큰 돈이 들어가는 국제행사인데, 국비는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고 전액 시비와 도 예산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돈도 돈이지만 행사가 열린다는 내년 3월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달이고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할 통영시장 또한 본인선거를 2-3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예전부터 해 왔던 행사도 아니고 처음으로 시작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이 시점에 개최한다는 것은 시기상으로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 설상가상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6개월 정도 남은 현 시점에서 총사령탑인 예술감독 해임문제로 소송전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준비 또한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이러한 행사가 있는지, 또 무엇을 하는 행사인지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모름지기 성공적인 행사가 되려면 지금쯤은 모든 시민이 자발적인 홍보대사가 되어 있어야 할 때가 아닌가.

 

 

 

불과 수년전 대한민국의 말뫼니 통영의 구겐하임이니 하면서 떠들썩하게 시작된 봉평지구 도시재생사업'의 진행상황도 무척 실망스럽다. 중앙부처가 완전히 발을 빼면서 당초 12천여억원으로 발표했던 사업규모가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 들었음에도 중앙부처에 강하게 항변하는 목소리조차 들어 볼 수가 없다. 어려움이야 있겠지만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우리 통영시민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국제적인 문화, 관광, 해양허브가 조성되고 글로벌 관광 거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부푼 기대를 하고 있건만 이대로는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행정이 이래서는 안된다. 훨씬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수년간 이어져 온 이러한 소극적 행정의 산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 우리 통영의 미래를 암울하게 예측하는 지표들이 많이 보인다.

 

국가가 집계한 가장 최근의 통계(2018년 말 현재)를 보면 통영은 경남도내 18개 시군중 1인당 GRDP (지역내 총생산) 순위에서 맨 하위인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꼴찌라는 것이다. 한 때 전국 최고의 부()를 누렸던 통영이 이러한 모습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것이 엄연한 통영의 현 모습이다.

 

 

인구 감소도 심각해서 최근의 몇몇 보도와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통영이 소멸위험 중소도시명단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젊은층의 유출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7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통영시 인구 유출의 75.2%20~39세에 집중되어 있어 도시쇠퇴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래저래 밝고 희망찬 소식보다는 어둡고 우울한 소식들이 가득하나 한탄만 하고 있기에는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 무엇보다 지역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의 분발과 심기일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희망찬 통영의 미래를 재설계하는데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추석이 통영 부활의 각오를 다지는 큰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한가위 보름달이 시민들의 가정마다 훤히 비쳐 행복한 추석명절이 되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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