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안 전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사장을 보내며[2부]

김동진 전 통영시장 그간의 소회 밝혀...

김원창 | 기사입력 2020/12/01 [18:50]

플로리안 전 통영국제음악재단 이사장을 보내며[2부]

김동진 전 통영시장 그간의 소회 밝혀...

김원창 | 입력 : 2020/12/01 [18:50]

 

▲     ©김원창

 

본인은 취임 첫해부터 이 문제에 착안하여 그 당시 안기부 담당자와 협으로 진행하였고(당시에는 이명박 정부 말기였음) 다시 정권이 바뀌어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청와대 국정원, 외교부, 문광부 담당자들과 협의를 진행하여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때였다.

 

그때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백두현 현재 고성군수가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어서 이 분을 통하여 관계부처와의 협으로 원활하게 진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 이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보안당국과 이 문제를 협의한 게 빌미가 되어 보안당국에서 오히려 본인을 사찰했던 사실도 밝혀지게 되었다.

 

어찌 되었건 윤이상 선생의 이념과 정치적 행보는 논외로 하고 우리 통영은 이분의 음악적 업적과 그 천재성을 기리고 기념하는 것이 정도라 생각하고 이분의 묘소가 통영에 있게 되면 우리 통영관광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통영이 현대음악의 아시아 메카가 될 수 있다는 신념 하에 관계부처를 설득하여 긍정적 반응을 얻게 되었다.

 

한편으로 리 임대표가 담당했던 베를린 정부와의 협의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첫째는 독일 현지의 반응도 윤이상 작곡가는 이미 1972년 독일로 귀화한 독일인이었기 때문에 독일에서도 위대한 현대 작곡가로 기리고 싶어 했고 둘째는 묻혀있는 묘지가 베를린 시정부에서 관리하는 시민공원이었기 때문에 베를린 시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파묘와 이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에 우리는 철저한 보완이 요구되었던 사안이라 철저히 둘이만 알고 이 일을 조용히 진행하였다.

 

첫째 어려움은 생전에 윤이상 선생이 고향 통영을 그리워했고 사후에는 바다가 보이고 양지바른 통영의 어느 곳에 묻히고 싶다는 말씀을 상기시키기로 하였고,

 

두 번째 문제는 현재 통영에 거주하고 계시는 미망인과 유족이 윤이상 선생의 유해를 통영으로 송환하여 함께 지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편지에 담아 베를린시 정부에 전달하기로 하였다.

 

얼마 뒤 2017.11월경 내 남편 윤이상 유해 송환을 간절히 바란다는 미망인 이수자 여사의 편지를 소지하고 리 임대표가 베를린에 가서 베를린시 정부와 협의를 진행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었고 우리가 편리한 날짜에 파묘해서 이장해가도 좋다는 공식 통보를 받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베를린 정부가 이장 승인을 함에 있어 미망인 이수자 여사의 간절한 편지가 그들을 움직였다고 여겨진다.

 

곧이어 파묘 날짜를 정하여 베를린시 정부에 정식으로 통보하고 다시 리 임대표가 급하되어 파묘와 이송을 준비하는 과정에 비행사에서 유골은 비행운송이 불가하다 하여 그 유골을 현지에서 화장하여 항아리에 유해만 담아 리 임대표가 여행가방으로 직접 운송하여 인천공항 김해공항을 거쳐 통영에 비밀리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철저한 보완 속에 이루어졌으므로 그 내용은 본인과 리 임대표만 알고 있을 따름이었다.

 

통영 도착 후 통영 화장장 납골당에 약 한 달간 보존하다가 길일을 잡아 음악당 뒤쪽 바다가 훤희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안장하게 되었다.

안장일은 공개할 수밖에 없어 보도토록 하였더니 안장일 전후로 약간 소란스러웠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     ©김원창

 

그는 또한 통영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음악도시로 선정됨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원으로 유네스코로 부터 창의 음악도시 지정을 받고자 2016년부터 이 작업이 시작되었다.

 

내용뿐만 아니라 영문화 작업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아 이 작업 전체를 부산 소재 모 대학에 상당한 예산을 들여 용역을 의뢰하기로 하고 그 용역이 진행되는 동안 통영시에서는 캐나다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은 젊은 인재를 특별 채용하여 이 일을 담당하게 하고서 별도의 추진위원회(위원장이ㅇㅇ() 시의원)를 구성하여 자료수집 시민 홍보 등을 진행하였다.

 

용역 결과물의 중간보고를 거쳐 최종 보고하는 날 본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통영이 보유하고 있는 음악적 자원과 자산을 총망라하고 각 자원별 역사성을 고찰함과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이 도시를 음악을 중심으로 어떻게 가꾸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영문으로 조목조목 기술하라는 용역이었는데 영문이 아닌 국문으로 된 감상문 같은 산문 A4용지 열 장 내외의 용역보고서였던 것이다. 이때가 유네스코가 요구하던 신청서 접수 마감시간 48시간 전이었다~~~ 이를 어쩌리오

 

용역보고팀들 관계자들 관련 공무원들 다 내보내고 리 임대표를 급히 시장실로 불렀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보고서를 보여주었더니 그도 한숨만 내쉴 뿐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지금부터 48시간이 남아있으니 당신이랑 나와 둘이서 이틀 밤새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보자는 본인의 제의에 그도 흔쾌히 동의하였다.

 

그날 오후 6시에 음악당 소회의실에 작업실이 차려지고 본인, 리 임대표, 담당자 송ㅇㅇ, 추진위원장, 문화예술 과장, 담당자들이 모이게 되었고 PC 등 여러 가지 사무장비들이 설치되었다. 작업은 먼저 통영의 음악적 자산 자원을 총망라 정리하였고, 이를 기초로 음악도시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본인과 리 임대표가 먼저 유네스코가 제시한 신청양식에 따라 어떤 내용을 어떻게 기술할지를 결정한 다음에 리 임대표가 이를 문장으로 만들면 옆에 앉은 담당자 송이가 PC로 작업하고 스크린에 띄우기로 하였다. 본인은 스크린에 띄워진 내용을 패스할 것 수정할 것 보완할 것 등으로 재 분류하여 손질하고 최종 문장을 확정 지었다.

 

그 결과 예상보다 빠른 진도로 진행되었다.

저녁을 건너뛰며 밤늦게 까지 이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 추진위원장이 바로 옆에서 해 주던 김치찌개가 얼마나 맛있었든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그 순간을 함께 했던 이ㅇㅇ위원장 및 관계공무원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렇게 그 이튿날 정오쯤 38개 항목에 대하여 40여 페이지에 달하는 신청서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감 8시간 전에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담당부서에 신청서를 접수하게 되었다. 드디어 1223일 음악도시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이날 서로 껴안고 건배 축배를 높이높이 들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이런 상황에서 라임대표가 없었더라면 이 일이 가능했을까?

 

그럼 다른 도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그 뒤에 알게 된 바로는 신청서 작성을 위해 영어가 모국어 수준인 대학교수 3~4명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여 거금이 소요되는 예산을 투입하여 Turn key base 용역을 준다고 하였다.

 

▲     ©김원창

 

맺는말

이제 그는 떠났다.

빈자리가 크게 보인다. 그가 한 일 그의 열정 그의 숨소리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본인이 당초 예상했던 그 이상을 훨씬 뛰어넘는 탑을 쌓고 간 사나이다.

 

그가 7년간 통영에서 일하는 동안 그의 개인생활에도 경사가 많았다.

여기에서 결혼도 하고 예쁜 딸도 얻었다.

이제는 국제적인 명사가 되어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음악콩쿠르 세계연맹(World Federation of Internationl Music Competition)에 일하게 되었단다.

 

다시 한번 그의 미래에 밝은 빛이 비치기를 기원한다.

 

그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개최되었던 국제음악제는 해마다 주제를 다르게 하며 새로운 유명연주단을 초청하여 명실공히 현대음악 아시아의 메카로 자리 잡아 나갔다.

 

이러한 내용들은 국내 언론보다 독일의 유명 언론 미국의 NYT 등 국제적인 언론에서 크게 다루어줌으로써 통영의 국제적 위상이 한결 높아졌다.

 

통영 국제음악제가 그의 업적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더욱 진전되고 발전되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조선일보 발행하는 Korea Herald에서도 그의 업적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전면 보도했다(Korea Herald 2020.11.27. 일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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